커리어

한-팍 2020.

Han-Park 2020. 4. 11. 01:22

나는 자율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해 이제 2학년이다. 작년엔 신나게 여러 분야를 헤맸고, 모든 분야를 다 잘하고 살 순 없다는 걸 (드디어!) 깨달았다. 그리하여 이번 학기는 전문성을 잡아 가는 학기이다. 전문성 있는 제네럴리스트를 추구한다지만 설명할 수 있는 분야가 있어야 취/창업이나 대학원 진학, 교환학생, 편입 등에도 훨씬 유리하겠지..

 

2020-1학기에 수강하고 있는 과목들:

 

교양 프랑스어

프랑스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그 토양에서 자라난 사회문화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 확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에서 깨져버렸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영어의 'Please'를 'S'il vous plaît'라는 표현으로 쓴다. 이것은 'If you don't mind'와 비슷한 의미로, 직역하면 'If it is your pleasure'이다. '당신이 기쁘다면 해 달라'라니, 멋지지만 한국에서 이런 표현을 쓴다면 사람들이 느끼하다고 여길 것이다. 프랑스에는 이렇게 궁정 문화에서 비롯된 언어 습관이 많다. 나는 이 표현들이 너무 좋다. 가끔 교수님께서 프랑스어로 말씀하시는데 그 의미를 모두 이해하고 프랑스어로 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진도보다 빠르게 학습해서 먹어버리자! 제1 외국어인 영어로 기본적인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외국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대충 안다. 네이티브의 발음과 표현을 많이 듣고 사용해야 한다. 가벼운 인사는 프랑스어로 건내고 있다.

 

3D 오브젝트 모델링

작년,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 주관한 포럼 <두 번째 탐색>에서 알고리즘 디자인을 접했다. Rhino3D의 플러그인 'Grasshopper'를 이용한 건축 디자인이었는데 이 이후로 Parametric Design, 또는 Computational Design에 관심이 생겼다. 내 아카데믹한 관심사는 '아름다움을 정량화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좇는 것에 있다. 이 수업은 Rhino3D를 기초부터 학습하는 수업으로, 젊고 유능한 교수님이 가르치신다. 드디어 이번 주에는 자율성이 부여된 과제가 나왔다. 회전체 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 일상 속 물건을 모델링하는 것인데, 복잡하지만 규칙이 있는 사파이어 보스톤 고블렛 잔을 오브젝트로 해서 Parametric Design을 적용해 보고 있다. 마침 교수님도 그쪽에 관심이 있다고 하시니.. 파이팅!

 

자동차 디자인 개론

메이저 자동차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오랜 기간 근무하시다 오신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강의. 학생들의 프로젝트 과정 발표들에 대해 교수님이 주시는 피드백을 듣는 게 아주 재밌다. 각자 컨셉을 설정해 자신이 정한 용도에 맞는 운송기기 외관을 디자인하는 것이 한 학기 수업시간의 목표. '자동차기술융합디자인' 전공인 나에게는 졸업 프로젝트를 미리 경험할 기회라고 생각된다. 이 수업에서 나는 기존의 디자인 프로세스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디자인을 진행하려고 한다. 선행 디자인들의 데이터를 모조리 모아 관계를 파악한 뒤 아이덴티티와 용도를 정해 Generate하는 것이다. Grasshopper를 사용할 예정이다. 물론, 프리핸드 스케치는 기본이니 그 연습도 충실히 할 것이다. 같이  성장하는 동료들이 있어 즐겁다.

 

자동차기술융합디자인 전산실습

<2020 Global Capstone Design Project>에 참가하면서 IoT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김에 수강하는 IoT 제작 교육 클래스. 교수님이 이론을 설명하시고 대학원생 조교님이 실습을 담당하시는데, 수강인원이 4명이다. 교수자:학생 비가 1:2이다. 정말 좋다. 실습은 정말 졸릴 틈도 없고 재밌다. 제한시간보다 빨리 실습을 마치고 다른 학생분들이 하고 계실때 띵가띵가 노는게 꿀맛. Mechanical Algorithm을 이해하고, <2020 Global Capstone Design Project> 개발에 도움을 받는 것이 목표이다. 조교쌤께 또 질문하러 가야겠다.

 

빅데이터의 이해

R을 이용해 자료구조, 데이터 마이닝, 데이터 시각화까지 체험해보는 입문 교양 수업. 교재를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교수님께서 수업 재구성을 잘 안 해 주신다. 그냥 교재 보고 혼자 공부하면 될 걸 교수님과 같이 스터디하는 느낌. 때문에 딴짓이 엄청 상승했다. 시험이 다가오는데 얼른 스터디 만들어야겠다. 작년 2학기에 수강한 '통계학'과 연계해서 자기주도학습까지 하고, Python에서도 빅데이터(?)를 다뤄보는 것이 목표인데 시간 관리가 참 힘들다. 수업에서 다루는 데이터 셋이 빅데이터라고 부르기에는 좀 민망하다.. 아무래도 정보 수집과 전처리가 고난이도라 내장 data frame 중심으로 수업한다.

 

사운드 디자인

'아름다움을 정량화할 수 있는가'를 그나마 가장 쉽게 탐구해볼 수 있는 영역이 음악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시각보다는 청각 데이터의 크기가 작기 때문. 이 수업에서는 기초음향 지식과 에디팅/레코딩 스킬을 배운다. 처음에는 아는 부분이 나와서 엄청 신나서 했는데, 요즘은 조금 너무 쉽다는 느낌을 받는다. 원래는 학교 편집실에서 Pro Tools를 활용해 수업하는데, 비대면 원격강의가 진행되는 관계로 프리웨어를 사용한다. 아쉽다. 프로툴즈 배우고 싶어서 신청한 것도 있는데 ..

 

 

다음 학기 즈음이면 섹시한 데이터 아티스트가 되어 있지 않을까 행복회로를 돌려본다.